농지 전수조사 특별조치법 추진, 불법 임대·휴경·불법전용 농지는 어떻게 달라질까

농지 전수조사가 시작된 뒤 농지를 보유한 분들 사이에서 가장 큰 걱정은 비슷했습니다.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하면 결국 농지를 처분해야 하는 것인가?”

특히 상속받은 농지, 고령으로 더 이상 직접 경작하기 어려운 농지, 오랫동안 이웃 주민이 대신 농사짓고 있는 농지, 매물로 내놓았지만 팔리지 않아 휴경 상태가 된 농지는 단순한 투기 목적 농지와 사정이 상당히 다릅니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이 농지 전수조사 후속 대책을 발표하면서 이 문제를 처리하는 방향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핵심은 투기성·중대 위반은 기존 농지법에 따라 처리하되, 농촌에서 관행적으로 발생한 임대차·휴경 등의 문제는 바로 처분하기보다 정상화할 수 있는 길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1. 1,013만 필지를 조사했더니 284만 필지가 걸러졌다

농지 전수조사는 1996년 1월 1일 이후 취득한 농지 약 136만ha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기본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사 대상의 약 97%인 132만ha, 1,013만 필지의 조사가 완료됐습니다.

이 가운데 소유 제한, 불법 임대차, 불법전용, 무단휴경 등이 의심돼 심층조사 대상으로 분류된 농지는 284만 필지, 27.0%였습니다.

농지 기본조사 결과

불법 임대차 의심 : 21.1%
무단휴경 의심 : 11.6%
불법전용 의심 : 9.0%
소유 제한 위반 의심 : 1.4%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이 숫자는 농지법 위반이 확정된 농지가 아닙니다. 행정자료와 항공사진 등을 통해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돼 추가 확인이 필요한 농지를 분류한 결과입니다.

또 하나의 농지가 여러 유형에 동시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위 비율을 단순히 합산해서도 안 됩니다.

2. 현재 농지법상 '위반 확인 = 즉시 처분'은 아니다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해 가장 많이 오해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농지법 위반이 확인됐다고 해서 모든 농지가 즉시 처분명령을 받는 구조는 아닙니다.

중대한 위법이 아닌 경우에는 우선 자진 처분 등의 절차가 진행되고,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처분명령 유예가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처분명령 이후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행정기관에서 통지를 받았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현재 어느 행정절차에 들어가 있는가입니다.

농지조사 안내인지,
청문 또는 의견제출 단계인지,
처분의무가 부과된 상태인지,
이미 처분명령까지 내려온 것인지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특별조치법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여기서 이번 발표의 의미가 생깁니다.

현행 농지법만으로는 전수조사에서 발견된 다양한 위반 유형을 농촌의 현실에 맞춰 정상화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농지 소유자는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해당 농지는 오랫동안 마을 주민이 실제 경작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속받은 뒤 직접 농사를 지을 수 없어 휴경 상태가 된 농지도 있고, 매도를 계속 시도했지만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는 농지도 있습니다.

반대로 개발이익을 목적으로 허위 영농계획 등을 통해 농지를 취득하거나 농업진흥지역을 불법전용하는 것처럼 성격이 전혀 다른 위반도 존재합니다.

이번 후속대책의 중요한 방향은 이런 사례를 모두 똑같이 취급하기보다 투기·중대 위반과 관행적·경미한 위반을 구분해 처리하겠다는 것입니다.

4. 관행적 불법 임대차는 농지은행을 통한 정상화가 핵심

가장 직접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부분입니다.

현재 농지 소유자 A와 실제 경작자 B 사이에 농지법상 문제가 될 수 있는 임대차 관계가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대로라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이 관계를 무조건 끊고 농지를 처분하는 것이 아니라 농지은행을 사이에 넣어 적법한 임대관계로 전환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농지 소유자 A → 농지은행 → 실제 경작자 B

특히 기존 실경작자가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는 농지 소유자의 문제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농지에서 실제 농사를 짓고 있던 임차농이 갑자기 경작지를 잃는 문제도 함께 고려한 구조입니다.

5. 11월 15일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

현재 진행 중인 농지 임대차 특별정비기간은 11월 15일까지 연장됐습니다.

특히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농지를 이 기간에 농지은행에 임대 위탁하는 경우 관행적인 임대차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다른 사람이 자신의 농지를 경작하고 있다면 특별조치법이 제정될 때까지 아무 조치 없이 기다리기보다는 현재 농지가 농지은행 임대위탁 대상이 되는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모든 농지가 농지은행에서 자동으로 수탁되는 것은 아니므로 개별 농지의 위치, 현황, 소유기간, 이용상태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6. 상속·고령농·이농 농지는 어떻게 달라질까

상속이나 고령, 이농 때문에 직접 경작하기 어려운 농지도 이번 후속대책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유형입니다.

전수조사에서 휴경이나 임대차 문제가 확인되더라도 투기 목적이 아닌 경우 직접 경작하거나 농지법상 허용되는 임대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정상화할 기회를 주는 방향입니다.

스스로 관리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농지은행을 활용해 농지를 다시 경작 가능한 상태로 이용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미등기 상속농지입니다.

정부는 상속등기가 정리되지 않은 농지도 일정한 요건 아래 농지은행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아직 특별조치법의 구체적인 조문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적용요건을 확정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7. 매물로 내놓았지만 팔리지 않는 휴경농지는?

실무에서는 상당히 곤란한 유형입니다.

소유자가 농사를 지을 수 없어 농지를 매물로 내놓았지만 장기간 매수자를 찾지 못하면서 잡초가 자라고 사실상 휴경 상태가 되는 경우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매물로 내놓았다”는 사실만으로 농지법상 휴경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번 후속대책은 이런 농지도 투기 목적이 아닌 경우 자진정비 기회를 부여하고, 직접 관리하기 어려운 경우 농지은행의 임대·관리 기능 등을 활용해 농지로 다시 이용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별조치법이 실제 시행되기 전까지는 단순히 매물로 등록해 놓는 것보다 농지의 실제 이용·관리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8. 불법전용 농지 '38년 만의 양성화'는 무엇을 의미하나

이번 대책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 중 하나입니다.

농지인데 창고나 시설물이 설치돼 있거나 마당·주차장·야적장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서 필요한 농지전용허가 또는 신고를 거치지 않은 경우 불법전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 전수조사를 계기로 38년 만에 일정한 불법전용 농지에 사후 정상화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불법전용을 인정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정상적인 농지전용 절차를 밟았다면 설치가 가능했을 시설이지만 해당 절차를 거치지 않아 불법 상태가 된 경우 등을 심사해 필요한 절차와 농지보전부담금 등을 거쳐 사후에 적법한 상태로 돌릴 수 있는 길을 마련하겠다는 방향입니다.

반면 농업진흥지역의 중대한 훼손이나 다른 법률까지 위반하고 있는 시설 등은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9. 장기간 임야화된 농지도 검토 대상이다

지목상 전·답이지만 오랫동안 방치돼 실제로는 나무가 자라고 사실상 임야처럼 변한 농지도 있습니다.

정부는 이런 토지 가운데 농지로 복구할 실익이 낮은 경우 실제 현황에 맞춰 정리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역시 현재 확정된 권리가 아니라 향후 특별조치법과 관련 제도에서 구체적인 요건을 확인해야 하는 사항입니다.

10. 특별조치법의 대상이 되기 어려운 농지

이번 대책을 흔히 말하는 '농지법 위반 사면'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정부는 투기성 취득이나 중대한 불법전용 등에 대해서는 기존 농지법에 따른 조치를 유지한다는 방향을 밝히고 있습니다.

• 거짓 영농계획 등을 이용해 농지를 취득한 뒤 휴경·불법 임대한 경우

• 농업법인 등을 이용해 농지를 취득한 뒤 부동산업 등에 이용한 경우

• 투기 목적으로 농지 지분을 취득한 뒤 방치하거나 불법 임대한 경우

• 농업진흥지역을 중대하게 훼손한 불법전용

결국 앞으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농지법을 위반했느냐”만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농지를 어떤 경위로 취득했고 왜 현재와 같은 이용상태가 됐으며, 투기 목적이나 중대한 위반이 있었는지를 구분하는 기준이 특별조치법에서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11.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현재 특별조치법은 아직 제정되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연내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는 방향과 주요 정상화 방안을 발표한 단계이기 때문에 현재 확인된 정책 방향과 앞으로 법률로 확정될 내용을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특별조치법이 나오면 확인해야 할 사항

① 정상화 대상 농지의 구체적인 기준
② 투기성 취득을 판단하는 기준
③ 관행적 임대차의 인정 범위
④ 처분의무·처분명령 유예 요건
⑤ 불법전용 사후 정상화가 가능한 시설의 범위
⑥ 적용 기준일과 신청기간
⑦ 미등기 상속농지·공유농지의 처리 방법

12. 지금 농지 소유자가 확인할 것

특별조치법이 추진된다고 해서 현재 농지 상태를 그대로 두고 기다리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우선 자신의 농지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현재 실제 경작자는 누구인가?
□ 개인 간 임대차가 있다면 어떤 형태인가?
□ 농지은행 임대위탁이 가능한 농지인가?
□ 휴경 또는 임야화가 진행되고 있는가?
□ 허가·신고 없이 설치한 시설물이 있는가?
□ 행정기관에서 농지조사 관련 통지를 받은 적이 있는가?
□ 통지를 받았다면 현재 어느 행정절차에 있는가?

특히 행정기관에서 이미 통지를 받았다면 특별조치법 제정을 기다리는 것보다 현재 조사·청문·처분의무·처분명령 등 어느 단계에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결론 : '처분' 외에 '정상화'라는 출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 농지 전수조사 후속대책의 의미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투기성 농지는 엄격하게 관리하되, 농촌 현실에서 생긴 관행적 임대·휴경·일부 불법전용은 처분에 앞서 정상화할 수 있는 길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아직 특별조치법이 제정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내 농지는 구제된다”거나 “앞으로 처분할 필요가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기존 농지법 안에서만 해결책을 찾아야 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처분 외에 제도권 안으로 다시 들어올 수 있는 출구가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별조치법안이 공개되면 가장 중요한 것은 법안의 이름이 아니라 실제 조문에 적힌 대상, 제외요건, 신청기간, 처분유예 조건입니다.

결국 농지 소유자에게 필요한 질문은 하나로 모입니다.

내 농지는 정상화 대상이 될 수 있는가?


※ 이 글은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지 전수조사 자료, 현행 농지법 및 농지 전수조사 후속대책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특별조치법은 아직 제정 전이므로 실제 적용대상·요건·절차는 향후 입법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별 농지의 법률관계는 취득 경위, 실제 이용상태 및 행정처분 단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