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계약 만료를 앞둔 상가 임차인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나가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계약 만료일까지 남은 기간은 단 4일.
계약서에는 계약 종료 1개월 전에 서로 통보하기로 한 특약도 들어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확인하다 보니 주택과 상가는 기준이 달랐습니다.
주택은 2개월, 상가에서는 1개월, 묵시적 갱신 후에는 또 3개월이라는 기간이 나옵니다.
특히 상가 임차인이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나가겠다고 통보하는 시점은 제가 알고 있던 것과 달라 이번에 새로 알게 된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법원 판례와 관련 법까지 찾아본 김에 주택과 상가 임대차에서 자주 헷갈리는 부분을 한 번에 정리해봤습니다.
주택 vs 상가 임대차 한눈에 비교
| 구분 | 주택 | 상가 |
|---|---|---|
| 임차인이 계약 종료를 알리는 시점 | 만료 2개월 전까지 | 별도 법정기한 없음 |
|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 | 만료 6개월~2개월 전 | 만료 6개월~1개월 전 |
| 묵시적 갱신 기간 | 2년 | 1년 |
| 묵시적 갱신 후 임차인의 해지 | 통보 후 3개월 | 통보 후 3개월 |
| 계약갱신요구권 | 1회, 갱신기간 2년 | 총 10년 범위 |
| 차임 연체 주요 기준 | 2기 | 3기 |
| 대항력 | 인도 + 주민등록 | 인도 + 사업자등록 신청 |
| 권리금 보호 | 없음 | 있음 |
| 원상복구 | 임차 당시 상태가 기본 | 임차 당시 상태가 기본 |
1. 임차인은 언제까지 “나가겠다”고 알려야 할까?
주택은 계약 만료 2개월 전까지 계약을 끝내겠다는 의사를 알려야 합니다. 그때까지 아무런 통보가 없으면 묵시적으로 갱신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가는 다릅니다.
상가 임차인이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나가겠다고 통보하는 데에는 법에서 정한 별도의 사전 통보기간이 없습니다.
여기서 많이 헷갈리는 게 상가의 ‘1개월 전’입니다.
이 1개월은 임차인이 나가겠다고 알려야 하는 기한이 아니라,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입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2024년 6월 27일 선고한 2023다307024 판결에서 상가 임차인이 계약 만료 1개월 전부터 만료일 사이에 갱신거절을 통보한 경우 묵시적 갱신이 되지 않고 원래 만료일에 계약이 종료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이번처럼 계약 만료를 불과 4일 앞두고 통보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습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갑자기 보증금을 반환할 자금을 준비해야 하고, 새로운 임차인을 구할 시간도 거의 없다는 점에서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주택은 2개월 전 / 상가는 별도의 법정기한 없음.
이렇게 기억하면 쉽습니다.
2. 이미 묵시적 갱신이 됐다면?
이번에는 ‘3개월’을 기억하면 됩니다.
계약이 끝나기 전에 나가겠다고 통보하는 것과, 아무 말 없이 계약기간을 넘겨 이미 묵시적으로 갱신된 뒤 나가겠다고 하는 것은 다른 얘기입니다.
묵시적으로 갱신된 뒤에는 주택과 상가 모두 임차인이 언제든 계약해지를 통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통보 즉시 계약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 하나.
이 3개월 규정은 임차인에게 주어진 해지권입니다. 임대인이 묵시적 갱신 후 마음대로 “3개월 줄 테니 나가세요”라고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3. 월세를 밀렸을 때는? 주택 2기, 상가 3기
차임 연체도 기준이 다릅니다.
주택은 2기, 상가는 3기가 중요한 기준입니다.
여기서 ‘2기·3기’는 꼭 월세를 2개월, 3개월 연속으로 밀려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연체된 금액이 각각 2기분 또는 3기분의 차임에 이르렀는지를 봅니다.
주택은 2기분의 차임을 연체하면 묵시적 갱신이나 계약갱신요구권에서 보호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상가는 3기분의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으면 임대인이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고, 차임연체액이 3기분에 이르면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습니다.
제주 연세 계약은 여기서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제주에는 월세를 매달 내는 대신 1년치 차임을 한꺼번에 지급하는 ‘연세’ 계약이 많습니다.
그런데 법에서 말하는 ‘1기’가 무조건 한 달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제처 생활법령정보는 차임을 1년에 한 번 지급하기로 했다면 지급시기를 기준으로 판단해 2기의 차임이 2년분의 차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세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차임 지급주기와 연체 기준을 더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월 단위 차임 기준을 별도로 정해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차임 연체와 관련하여 월 단위 차임은 연 차임을 12개월로 나눈 금액으로 한다.”
다만 이런 특약을 넣었다고 해서 법에서 정한 임차인 보호기준까지 임의로 낮출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개별 계약에서는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해보면
이번 상담을 계기로 저도 다시 정리해봤습니다.
주택은 2개월,
상가는 임차인의 계약 종료 통보에 별도의 법정기한이 없고,
묵시적 갱신 후에는 3개월.
숫자만 외우면 오히려 헷갈립니다. 누가, 어떤 상황에서 적용받는 기간인지를 같이 봐야 정확합니다.
특히 제주처럼 연세 계약이 많은 지역에서는 ‘1기’의 의미까지 확인해서 계약서를 작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이 글은 2026년 9월 29일 현재 시행 중인 주택임대차보호법,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및 관련 대법원 판례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실제 계약은 특약, 계약 체결 시점, 차임 지급방법 및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