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2.50%에서 3.00%로 올랐다.
“0.5%포인트 오른 게 그렇게 큰일인가?” 싶어서 대출금에 대입해 봤다.
대출 잔액이 3억 원이고 내 대출금리도 똑같이 0.5%포인트 오른다면, 이자만 내는 기준으로 한 달에 12만 5천 원을 더 내야 한다.
물론 기준금리가 올랐다고 모든 사람의 대출금리가 곧바로 같은 폭으로 오르는 건 아니다. 변동금리인지, 금리가 언제 바뀌는지, 원금을 얼마나 갚았는지에 따라 실제 부담은 달라진다.
그래도 매달 빠져나가는 돈이 늘어난다는 점은 같다. 누군가에게는 외식비를 줄이면 되는 돈이고, 누군가에게는 이번 달 대출 상환일을 맞추기 어려워지는 돈이다.
이미 연체가 많은 곳은 어디일까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6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자료를 봤다.
| 구분 | 대출 연체율 |
|---|---|
| 은행권 자영업자 대출 | 0.56% |
| 비은행권 자영업자 대출 | 3.86% |
| 취약 자영업자 대출 | 12.71% |
자료: 한국은행 「금융안정 상황」(2026년 9월). 취약 자영업자는 여러 곳에 빚이 있으면서 소득이나 신용이 낮은 사람을 뜻한다. ‘은행권·비은행권’과 ‘취약 자영업자’는 나누는 기준이 다르다.
은행에서 빌린 자영업자 대출보다 비은행권 대출의 연체율이 높았다. 빚을 여러 곳에 지고 소득이나 신용까지 낮은 사람들의 연체율은 더 높았다.
이 수치는 7월과 8월 기준금리 인상 이전에 집계됐다. 지금의 연체를 이번 인상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오히려 내가 걸린 대목은 그 반대다. 금리가 더 오르기 전부터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금리가 오르면 모두가 같은 날 어려워질까
대출이자가 오르면 다음 달부터 곧장 집이 경매에 나오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는 그 사이에 시간이 있다.
가게 매출이 부족한 달에는 통장에 남겨둔 돈으로 이자를 낼 수 있다. 생활비를 줄일 수도 있다. 그러다 부족한 달이 몇 번 이어지면 다른 대출의 상환일까지 겹친다.
한국은행은 과거 금리 인상기를 분석해 취약한 가계 대출자와 중소기업의 연체율은 약 9개월 전후, 가계·기업 전체의 연체율은 약 15개월 후에 금리 인상에 따른 반응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정확히 9개월 뒤에 누가 연체한다는 예언은 아니다. 다만 여유가 적은 쪽에서 충격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는 근거로 읽힌다.
집값이 폭락하면 정부가 집을 산다는 말
8월 30일 이재명 대통령은 집값이 폭락할 경우에 대비해, 일정 기준 이하의 주택을 공공주택용으로 대량 매입하는 시스템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와 경매 물건이 늘고 있다는 말도 했다.
9월 1일에는 금리 상승을 피하기 어렵다며 취약계층의 고통을 줄이는 데 재정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발언을 함께 읽으니 궁금해졌다.
집값이 폭락했을 때 살 집을 준비한다면,
그 집이 경매에 나오기 전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경매에 나온 집의 주인을 모두 같은 사람으로 볼 수는 없다.
집값이 오를 것만 믿고 무리하게 대출받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장사가 안돼 가게 빚과 집 대출을 함께 감당하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월급으로 대출금을 갚아오다가 소득이 줄어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영끌했으면 본인이 책임져야지.”
그 말에 동의하는 사람도 많을 거다. 세금으로 누군가의 투자 손실을 대신 갚아주는 일이라면 나도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하지만 투자 손실을 메워주는 일과 연체가 경매로 번지기 전에 상환 방법을 조정할 기회를 주는 일은 다르다.
갚을 능력이 남아 있는 사람에게 상환 기간을 조정할 여지는 없는지. 가게가 어려워진 사람에게 채무조정 안내가 연체 초기에 닿는지. 집을 지키기 어렵다면 경매 전에 스스로 정리할 시간은 있는지.
금리를 올릴 이유가 있다는 것과, 금리 인상의 부담이 누구에게 먼저 오는지를 살피는 일은 함께 할 수 있다.
이미 취약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2.71%다. 이 숫자가 앞으로 얼마나 바뀔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집값 폭락 이후에 살 집을 정하는 것만큼, 그 집이 경매에 나오기 전 할 수 있는 일도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자료 확인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한국은행 2026년 8월 기준금리 결정
한국은행 「금융안정 상황」(2026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