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호텔 매매를 하나 중개했습니다.
매매대금은 35억원.
토지 12억5천만원,
건물 22억5천만원.
그리고 건물분 부가가치세는 별도였습니다.
2억2,500만원.
금액이 크다 보니 계약 전에 세금 문제를 꽤 신경 썼습니다.
특히 하나가 걸렸습니다.
이거 포괄양수도 아닌가?
호텔이라는 게 건물만 사고파는 거래는 아니니까요.
실제로 영업 중인 호텔이었고 시설과 비품도 있었고,
관광사업등록도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계약 전에 매도인과 매수인 양쪽 세무사에게 확인했습니다.
두 곳 모두 포괄양수도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세무서에도 전화로 문의했고,
포괄양수도가 아닌 일반 과세거래로 보고 진행했습니다.
토지 : 12억5천만원
건물 : 22억5천만원
건물분 부가가치세 : 2억2,500만원 별도
잔금일에 매수자는 매도인에게 부가세 2억2,500만원을 지급했고,
매도인은 세금계산서를 발행했습니다.
이후 매수자가 조기환급을 신청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사전에 확인했던 내용대로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저도 이제 환급받으면 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이 거래, 포괄양수도 아닌가요?”
조기환급을 신청하니 세무서에서 실제 거래내용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야기가 달랐습니다.
이 거래가 사업의 포괄양수도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어?
계약 전에 양쪽 세무사에게 확인했고 세무서에도 문의했습니다.
그래서 부가세 별도로 계약했고,
2억2,500만원을 지급하고 세금계산서까지 발행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환급 단계에서 다시 포괄양수도 여부가 쟁점이 된 겁니다.
이해가 잘 안 됐습니다.
그래서 다시 물어봤습니다.
“계약 전에 전화해서 확인했는데요?”
돌아온 설명은 이랬습니다.
전화상담 당시에는 제가 설명한 내용만 가지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고, 실제 계약구조와 사업의 승계관계까지 모두 확인한 상태에서 내린 판단은 아니기 때문에 전화상담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는 취지였습니다.
그 말도 이해는 됐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저도 포괄양수도라는 걸 처음부터 다시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포괄양수도는 정확히 무엇일까?
흔히 ‘사업의 포괄양수도’라고 부르지만, 부가가치세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부동산을 넘겼느냐가 아닙니다.
현행 부가가치세법과 시행령에서는 일정한 사업양도를 일반적인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습니다.
시행령에서는 기본적으로 사업장별로 그 사업에 관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시키는 것을 사업양도의 구조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모든 권리와 의무’라고 해서 반드시 모든 항목이 단 하나도 빠짐없이 넘어가야 한다는 의미로만 이해해서는 곤란합니다.
시행령 자체도 미수금, 미지급금 등 일부 항목은 승계하지 않은 경우에도 포괄승계로 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계약서 제목이 무엇인지보다
실제로 사업이 어떤 모습으로 넘어갔는지,
그리고 사업의 동일성이 유지됐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계약서에 ‘포괄양수도’라고 적었다고 무조건 포괄양수도가 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건물분 부가세 별도’라고 적었다고 그것만으로 판단이 끝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실제 거래내용이 중요합니다.
그럼 우리 호텔은 왜 판단하기 어려웠을까?
이 기준을 제가 중개한 호텔 거래에 대입해보니 왜 의견이 엇갈릴 수 있었는지가 조금씩 보였습니다.
| 실제 거래내용 | 확인해야 했던 부분 |
|---|---|
| 호텔 시설·비품 인수 | 사업용 물적 시설의 승계 |
| 관광사업등록·영업신고 승계 | 영업의 계속성과 관련된 요소 |
| 기존 대출 미승계 | 기존 권리·의무의 승계 범위 |
| 기존 직원 퇴직 처리 | 인적 조직의 승계 여부 |
| 일부 직원 신규 근로계약 | 기존 고용승계와 구별할 필요 |
| 호텔 상호 미승계 | 영업 동일성 판단 시 확인 요소 |
| 기존 예약망 미승계 | 기존 영업관계의 연속성 |
| 거래처 계약 미승계 | 사업관계 승계 여부 |
시설과 비품을 인수했고, 관광사업등록과 영업신고도 승계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거 포괄양수도 같은데?” 싶습니다.
그런데 기존 대출은 승계하지 않았습니다.
직원들은 퇴직금을 정산하고 퇴직 처리한 뒤 필요한 일부 직원만 새로 근로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호텔 상호도 그대로 사용하지 않았고, 기존 예약망과 거래처 계약도 그대로 승계하지 않았습니다.
매도법인은 이 호텔 하나만 운영하는 회사도 아니었고 여러 사업을 함께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이번에는 반대로 “이 정도면 포괄양수도가 아닌 것 같은데?” 싶습니다.
저도 이 일을 겪기 전에는 전문가에게 물어보면 딱 답이 나오는 문제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실제 거래 하나를 놓고 보니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해 판단해야 하는 문제라 경계에 있는 거래에서는 사전 판단이 쉽지 않을 수 있겠더라고요.
진짜 문제는 2억2,500만원이 이미 넘어갔다는 것
여기서부터는 세법보다 현실적인 문제가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부가세 2억2,500만원은 이미 지급됐습니다.
만약 최종적으로 “이 거래는 사업의 포괄양수도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나오고 매수자의 환급에 문제가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매수자는 이미 지급한 돈을 매도인과 다시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매도인 입장도 달랐습니다.
부가세 별도 계약을 했고, 세금계산서도 발행했고, 이미 받은 돈도 사용해서 반환이 어렵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습니다.
2억2,500만원인데.
계약 전에 양쪽 세무사에게 확인했습니다.
세무서에도 전화해서 문의했습니다.
계약서에도 부가세 별도라고 적었습니다.
그에 따라 실제 돈을 지급했고 세금계산서까지 발행했습니다.
그런데 환급 단계에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 겁니다.
결국 계약 당시 상황을 전부 다시 꺼냈습니다
그때부터 거래 당시 상황을 하나씩 다시 확인했습니다.
매도법인이 다른 사업장을 어떻게 운영했는지, 회계는 어떻게 처리했는지, 기존 대출은 승계했는지, 직원들은 실제로 어떻게 처리했는지, 호텔 상호와 예약망, 거래처 계약은 어떻게 됐는지까지 다시 살펴봤습니다.
관련 조세심판 사례도 찾아봤고 세무적인 검토도 다시 받았습니다.
하나씩 자료를 갖춰 왜 이번 거래를 포괄양수도로 보기 어려운지를 소명했습니다.
솔직히 당시에는 정식 불복절차까지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2억2,500만원이 걸린 문제였으니 가볍게 넘길 수 있는 금액이 아니었습니다.
다행히 거기까지 가지는 않았습니다.
실제 사업의 승계관계와 거래내용을 충분히 설명하고 소명했고, 최종적으로 이번 거래는 부가세가 별도로 발생하는 거래로 인정됐습니다.
부가세 2억2,500만원을
환급받았습니다.
정식 조세불복이나 행정소송까지 가지 않고 세무서 검토 단계에서 마무리된 겁니다.
그제야 정말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을 다시 공부하면서 오히려 그 뒤에 하나를 제대로 알게 됐습니다.
혹시 ‘사업양수자 대리납부’를 아시나요?
사실 계약 당시에도 부가세가 2억2,500만원이나 되다 보니 매수자 대리납부가 가능한지 세무서에 직접 문의했습니다.
당시 전화상담에서 안내받은 내용은 “매수자 대리납부 제도는 포괄양수도 계약에 해당한다”는 취지였습니다.
우리 거래는 포괄양수도가 아닌 것으로 검토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리납부는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환급 과정에서 포괄양수도 여부가 다시 문제가 되면서 관련 규정을 하나씩 찾아봤습니다.
그러다 법에서 눈에 들어오는 문장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를 포함한다’
아... 포괄양수도인지 아닌지 애매한 경우도 포함한다고?
이 문장을 보고 나니 조금 허탈했습니다.
우리 거래가 딱 그랬습니다.
포괄양수도라고 하기에도 애매했고, 아니라고 하기에도 애매했습니다.
양쪽 세무사에게 확인하고 계약했는데도 실제 환급 단계에서 다시 문제가 됐으니까요.
사업양수자 대리납부는 어떻게 작동할까?
이 부분은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가가치세법 제52조 제4항은 사업의 양도에 따라 사업을 양수받는 사람이 대가를 지급할 때 법에서 정한 방식에 따라 부가가치세를 징수하여 관할 세무서에 직접 납부할 수 있는 구조를 두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대상에 사업의 양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부가세 거래
매수자 → 부가세 지급 → 매도자 → 부가세 신고·납부
사업양수자 대리납부 적용 시
매수자 → 법에서 정한 부가세를 직접 세무서에 납부
시행령에서는 사업양수자가 대리납부하는 경우 대리납부신고서에 사업양수자와 양도자의 인적사항, 사업양수 대가와 부가가치세액 등을 적어 관할 세무서에 납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법은 일정 요건 아래 제52조 제4항에 따라 납부한 부가가치세액을 사업자가 공제할 수 있는 매입세액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제도는 단순히 “매도인 대신 세금을 내준다” 정도로만 이해할 제도가 아니었습니다.
특히 저처럼 사업양도인지 일반 자산매매인지 경계에 있는 거래에서는 계약 전에 반드시 검토해볼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대리납부를 하면 되는 걸까?
여기서는 조심해서 봐야 합니다.
모든 사업용 부동산 매매에서 무조건 대리납부를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 거래가 사업양도와 관련된 구조인지, 대리납부 요건을 충족하는지, 세금계산서와 매입세액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거래 전에 세무전문가와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제가 이번 거래에서 얻은 결론도 “다음부터 무조건 대리납부해야겠다”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것입니다.
포괄양수도인지 아닌지 판단이 애매하다면,
“이 거래는 사업양수자 대리납부를 적용할 수 있습니까?”
이것까지 계약 전에 확인해보자는 것입니다.
사업용 부동산 계약 전, 저는 이제 이것까지 봅니다
□ 건물분 부가가치세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 현재 실제 영업 중인 사업장인가?
□ 시설·비품은 어디까지 승계하는가?
□ 직원의 고용관계는 승계하는가?
□ 기존 대출·채권·채무는 어떻게 처리하는가?
□ 상호·영업권·예약망·거래처 계약은 승계하는가?
□ 인허가·등록은 승계하는가?
□ 사업의 포괄양수도에 해당할 가능성은 없는가?
□ 판단이 애매하다면 사업양수자 대리납부를 적용할 수 있는가?
□ 부가세 지급·세금계산서 발급·환급까지 세무처리를 사전에 검토했는가?
2억2,500만원을 환급받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저희 거래는 잘 마무리됐습니다.
실제 사업의 승계관계와 거래내용을 충분히 소명했고 매수자는 부가세 2억2,500만원을 환급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몇 달 동안 마음을 졸였습니다.
그리고 모든 일이 끝난 뒤 관련 법을 다시 보면서 가장 오래 눈에 남은 문장이 이것이었습니다.
‘사업의 양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를 포함한다.’
이 제도를 조금만 더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복잡하게 가지 않을 방법이 있었는지 계약 전에 더 적극적으로 검토했을 겁니다.
그래서 비슷한 거래를 앞두고 있다면 포괄양수도인지 아닌지만 물어보고 끝내지 않았으면 합니다.
판단이 애매하다면 한 가지를 더 물어보세요.
“그럼 이 거래, 사업양수자 대리납부는 가능한가요?”
저처럼 2억2,500만원이 이미 오간 뒤에 몇 달 동안 마음 졸이지 마시고요.
저도 이번에 제대로 배웠습니다.
· 부가가치세법 제38조 : 공제하는 매입세액
· 부가가치세법 제52조 제4항 : 사업양수자의 대리납부
·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23조 :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는 사업 양도
·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95조 : 대리납부 절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