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분양현장에서 손님들과 상담하다 보면 집을 마음에 들어 하시다가도 대출 이야기가 나오면 고민이 시작됩니다.
“현금은 1억원 정도 있는데 대출이 얼마나 나올까요?”
“맞벌이 부부인데 3억 5천만원 정도는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막상 은행에 대출을 알아보면 예상했던 것보다 한도는 부족하고, 금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결국 부족한 현금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또 다른 고민이 됩니다.
그렇다면 5억원짜리 집을 사려면 도대체 연봉은 얼마여야 하고, 현금은 얼마나 가지고 있어야 할까요?
하도 답답해서 제가 한번 거꾸로 계산해 봤습니다.
기준은 2026년 10월, 지방 비규제지역의 전용 84㎡ 아파트입니다. 매매가격과 담보평가액은 모두 5억원, 기존 대출은 없고 30년 원리금균등상환을 이용한다고 가정했습니다.
5억 아파트, 내 돈은 얼마가 있어야 할까?
| 대출상품 | 주요 자격·소득조건 | 최대 대출 가정 | 필요한 현금 |
|---|---|---|---|
| 일반 디딤돌 | 무주택, 부부합산 연소득 6천만원 이하 | 2억원 | 3억원 |
| 생애최초 디딤돌 | 생애최초, 연소득 7천만원 이하 | 2.4억원 | 2.6억원 |
| 신혼부부전용 디딤돌 | 생애최초 신혼가구 등, 연소득 8,500만원 이하 | 3.2억원 | 1.8억원 |
| 2자녀 이상 디딤돌 | 무주택, 연소득 7천만원 이하 | 3.2억원 | 1.8억원 |
| 일반 보금자리론 | 기본 연소득 7천만원 이하, 우대유형 별도 | 3.5억원 | 1.5억원 |
| 생애최초 보금자리론 | 생애최초, 소득·보증요건 충족 | 4억원 | 1억원 |
| 신생아 특례 디딤돌 | 최근 2년 이내 출산, 소득·자산요건 충족 | 3.5억~4억원 | 1억~1.5억원 |
| 일반 은행 주담대 | 은행 인정소득 및 DSR 심사 | 3.5억원 | 1.5억원 |
※ 상품별 최고한도와 LTV를 충족한다는 가정입니다. 실제 대출에는 주택가격·소득·자산·무주택·담보·DTI·DSR 등 추가 요건이 적용됩니다. 취득세와 등기비용은 제외했습니다.
같은 5억원짜리 집인데도 누구는 현금 1억원이면 되고, 누구는 3억원이 필요합니다.
생애최초 구입자나 신생아 특례 대상자는 조건에 따라 최대 4억원까지 대출을 검토할 수 있지만, 일반 디딤돌대출은 최고한도가 2억원입니다.
그렇다고 현금 1억원만 준비하면 집을 살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대출상품의 최고한도와 내가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더 재미있는 건 소득조건입니다.
디딤돌이나 보금자리론은 소득이 일정 금액을 넘으면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일반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소득이 부족하면 원하는 금액이 나오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부부합산 연소득이 8천만원이라면 일반 디딤돌의 소득상한 6천만원을 초과합니다. 일반 보금자리론의 기본 소득상한 7천만원도 넘습니다. 물론 신혼부부나 자녀가 있는 가구는 별도의 완화된 기준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소득이 높아서 안 되는 대출이 있고, 소득이 낮아서 안 되는 대출이 있는 겁니다.
대출 최고한도를 받으려면 연봉은 얼마여야 할까?
이번에는 각 상품의 최고 대출금액을 기준으로 매달 갚아야 할 돈과 필요한 소득을 계산했습니다.
정책대출은 DTI 60%, 일반 은행 주담대는 DSR 40%를 적용했습니다.
| 대출상품 | 대출금·금리 가정 | 월 원리금 | DTI·DSR 계산상 연소득 |
|---|---|---|---|
| 일반 디딤돌 | 2억 · 3.5% | 약 90만원 | 약 1,800만원 |
| 생애최초 디딤돌 | 2.4억 · 3.5% | 약 108만원 | 약 2,160만원 |
| 신혼·2자녀 디딤돌 | 3.2억 · 3.5% | 약 144만원 | 약 2,880만원 |
| 일반 보금자리론 | 3.5억 · 5.1% | 약 190만원 | 약 3,800만원 |
| 생애최초 보금자리론 | 4억 · 5.1% | 약 217만원 | 약 4,350만원 |
| 일반 은행 주담대 | 3.5억 · 5.5% | 약 199만원 | 약 6,470만원 |
※ 기존 대출 0원, 30년 원리금균등상환 기준의 예시입니다. 디딤돌 3.5%, 보금자리론 5.1%, 은행 5.5%는 비교를 위한 가정금리입니다. 은행 주담대의 연소득은 변동형 대출에 스트레스 금리 0.75%p를 더한 연 6.25%로 DSR을 계산했습니다. 표의 연소득은 DTI·DSR만 역산한 수치로 실제 대출 승인에 필요한 최저소득을 뜻하지 않습니다.
일반 디딤돌대출 2억원은 연 3.5%를 가정했을 때 매달 약 90만원을 갚습니다. 이 조건에서 DTI 60%를 단순 계산하면 연소득 약 1,800만원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것은 DTI 계산값일 뿐, 연봉 1,800만원이면 무조건 2억원을 빌릴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 금리와 소득인정 방식, 담보심사 등 다른 조건도 충족해야 합니다.
반면 일반 은행에서 3억 5천만원을 빌린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연 5.5% 변동금리, 30년 상환, 스트레스 DSR을 적용한 이번 계산에서는 연소득 약 6,500만원이 필요하고 매달 약 199만원을 갚아야 합니다.
연봉 6,500만원이라고 해도 실수령액에서 매달 200만원 가까이 빠져나간다면 부담이 작지 않을 겁니다.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금액과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참고로 위 계산은 기존 대출이 전혀 없는 경우입니다. 다른 대출이 있다면 DTI·DSR에 반영되어 필요한 소득이 높아지거나 대출한도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개인사업자는 매출이 많아도 대출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직장인은 연봉을 기준으로 비교적 쉽게 계산할 수 있지만, 개인사업자는 조금 다릅니다.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연 매출이 2억원이라고 해도 은행이 연소득 2억원을 인정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소득금액증명 등으로 확인되는 소득과 금융기관이 인정하는 소득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연 매출이 2억원이어도 은행에서 인정하는 소득이 3천만원이라면, 앞서 계산한 일반 은행 주담대 3억 5천만원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DSR 조건으로 단순 계산하면 대출 가능액은 약 1억 6천만원 수준입니다. 실제 승인액은 별도 심사에 따라 달라지지만, 그만큼 준비해야 할 현금이 늘어나는 셈입니다.
사업을 잘 운영하고 매출도 충분한데 주택담보대출에서는 원하는 금액이 나오지 않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개인사업자는 매출액보다 은행이 인정하는 소득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5억원짜리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결국 현금도 어느 정도 있어야 하고, 소득도 충분해야 하고, 이용할 수 있는 대출상품의 자격까지 맞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 조건을 모두 갖춰 대출이 나온다고 해도 고민은 끝나지 않습니다. 높은 대출금리 때문에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람도, 막상 매달 갚을 돈을 계산해 보면 선뜻 계약하기 어려운 겁니다.
사는 사람은 자금 마련과 이자 부담이 걱정이고, 파는 사람은 가격을 내리기 어렵고.
요즘 분양현장이 참 답답한 이유입니다.
그래도 어딘가에는 현금도 준비돼 있고, 소득도 충분하고, 대출 자격까지 딱 맞는 분들이 계시겠죠.
내일은 부디 그런 손님들이 나타나길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