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은 돈을 어디에 가장 많이 쓸까?
명품 쇼핑? 자동차? 골프? 아니면 자녀 학원비?
반대로 소득이 적은 사람들은 어디에 돈을 가장 많이 쓸까.
남의 월급이 얼마인지도 궁금하지만, 사실 남들이 어디에 돈을 쓰고 사는지도 꽤 재미있는 가십거리다.
인터넷에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소비 습관을 비교하는 이야기가 넘쳐난다. 부자는 돈이 생기면 투자하고, 가난한 사람은 소비한다는 식이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는 대체 누가 조사한 걸까?
궁금해서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를 찾아봤다.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비지출을 비교할 수 있는 자료가 있었다.
누가 얼마나 벌고, 누가 돈을 더 많이 쓰는지는 이번에 관심이 없다. 소득 차이가 있다는 건 굳이 숫자로 확인하지 않아도 아는 사실이니까.
대신 각자의 생활비를 100%라고 놓고, 어디에 돈을 가장 많이 쓰는지 12개 항목의 순위를 비교해 봤다.
그런데 예상과 다른 결과가 꽤 있었다.
먼저 소득 하위 20%의 소비 1위는 식료품이었다. 전체 소비지출의 21.1%를 차지했다. 2위는 주거·수도·광열비 19.7%, 3위는 음식·숙박 13.6%였다.
그렇다면 상위 20%는?
1위가 음식·숙박 15.2%, 2위가 교통·운송 13.9%, 3위가 식료품 12.0%였다.
하위 20%는 장을 보는 식료품이 1위인데, 상위 20%는 외식과 숙박 등이 포함된 음식·숙박이 1위였다.
상위 20%에서 교통비가 식료품보다 높은 순위라는 것도 의외였다.
물론 음식·숙박에는 숙박비가 포함되고, 교통·운송에는 자동차 구입과 유지 등에 관련된 지출도 포함된다. 이 숫자만으로 부자들이 외식을 더 자주 한다거나 자동차를 더 좋아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런데 내가 가장 놀란 건 따로 있었다.
교육비다.
소득 하위 20%에서 교육비는 12개 항목 중 마지막인 12위였다. 소비 비중은 1.1%.
반면 상위 20%에서는 교육비가 5위, 9.4%였다.
똑같은 교육비인데 한쪽은 12위, 다른 한쪽은 5위다.
학원비 때문에 허리가 휜다는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듣다 보니 교육비는 어느 집이나 소비 순위 상위권일 줄 알았다.
그런데 소득 분위로 나눠보니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물론 자녀가 없는 집도 있고, 이미 자녀 교육을 마친 집도 있으니 이 순위를 부모들의 교육열 차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그래도 12개 항목 중 교육비가 차지하는 자리가 이렇게 다르다는 건 꽤 인상적이다.
보건비는 정반대였다.
하위 20%에서는 보건비(병원비·약값 등)가 4위, 12.2%였는데 상위 20%에서는 8위, 7.0%였다.
교육비는 상위 20%에서 높고, 보건비는 하위 20%에서 높았다.
교통·운송도 하위 20%에서는 6위였지만 상위 20%에서는 2위였다.
순위를 나란히 놓으니 같은 12개 소비 항목인데도 돈을 쓰는 우선순위가 상당히 달라 보인다.
재미있는 건 내가 처음 예상했던 순위도 많이 틀렸다는 것이다.
부자들의 소비 1위는 교육비일 줄 알았고, 자동차나 여행 관련 지출도 상위권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 1위는 음식·숙박이었고 교육비는 5위였다.
반대로 하위 20%의 교육비가 12위라는 결과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물론 소비 순위가 곧 개인의 가치관이나 소비 습관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막연히 상상했던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소비 모습이 실제 통계와 얼마나 다른지는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남의 소비 순위를 구경하다 보니 문득 우리 집 가계부가 궁금해졌다.
우리 집은 식료품이 1위일까? 교육비일까? 아니면 자동차에 생각보다 많은 돈을 쓰고 있을까?
여러분 집 소비 1위는 뭔가요?
자료: 국가데이터처 「2026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소득 하위 20%(1분위)와 상위 20%(5분위)의 소비지출 항목별 비중 비교. 금액이 아닌 각 집단의 소비지출 내 비중과 순위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