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갱신청구권 사용 후 실거주 갱신거절 가능할까? 집주인·매수인 판례 정리

 세입자가 이미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뒤 집주인이 직접 들어가 살아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면 어떻게 될까요?

또 세입자가 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상태에서 집이 팔렸고, 새로 집을 산 매수인이 직접 거주하려는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요?

부동산 일을 하다 보면 실제로 헷갈리기 쉬운 부분입니다.

특히 많이 오해하는 것이 “세입자가 먼저 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 무조건 2년 연장이 확정된다”는 것입니다.

대법원 판례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1. 집주인 실거주는 계약갱신 거절 사유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을 인정하고 있지만, 집주인이 모든 갱신요구를 무조건 받아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8호에서는 다음과 같은 경우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을 포함)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쉽게 말하면 집주인 본인뿐 아니라 부모님이나 자녀가 실제로 들어가 살 예정인 경우에도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형제·자매는 직계존속·직계비속이 아니므로 여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2. 실거주 갱신거절은 언제까지 해야 할까?

실거주 계획이 있다고 해서 아무 때나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임대차계약 만료일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과 관련해 중요한 기간은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입니다.

따라서 집주인이 직접 들어가 살 예정이라면 이 기간 안에 세입자에게

“계약이 끝나면 제가 직접 거주할 예정이므로 계약갱신을 거절합니다.”

라는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늦어도 계약 만료 2개월 전까지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3. 세입자가 먼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했다면?

여기서 가장 많이 헷갈리는 문제가 나옵니다.

계약 만료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데 세입자가 먼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겠습니다. 2년 더 살겠습니다.”

라고 통보한 경우입니다.

그 이후 집주인에게 직접 들어가 살아야 할 사정이 생겼다면 어떻게 될까요?

집주인 입장에서는 “세입자가 먼저 갱신청구권을 썼으니 이제 실거주한다고 해도 늦은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입자가 먼저 갱신청구권을 행사했다고 해서 무조건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21다266631 판결

대법원은 2022년 12월 1일 선고한 2021다266631 판결에서 중요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임차인이 먼저 계약갱신을 요구했더라도 임대인이 법에서 정한 기간 안에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거절권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취지입니다.

즉,

세입자가 먼저 갱신청구권을 사용했다고 해서 그 순간 집주인의 실거주 갱신거절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누가 먼저 이야기했느냐가 아니라 아직 법에서 정한 갱신거절 기간이 남아 있느냐입니다.


4. 그런데 집주인이 이미 “2년 더 사세요”라고 했다면?

여기서는 한 가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세입자가 갱신청구권을 행사한 것과 집주인이 그 갱신을 명확하게 받아준 것은 같은 문제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겠습니다.”

라고 했고 집주인이 명확하게

“네, 그렇게 하세요. 2년 더 사세요.”

라고 답했다면 이야기가 조금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갱신계약서를 작성했거나 보증금·차임 등 갱신조건까지 별도로 정했다면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이미 별도의 갱신 합의가 성립한 것인지가 쟁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까지 “아직 계약 만료 2개월 전이니까 집주인이 마음을 바꿔 실거주를 주장하면 된다”고 단정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실무 체크

앞으로 직접 거주하거나 주택을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면 세입자의 갱신청구를 받은 즉시 무조건 “알겠습니다. 2년 더 사세요”라고 확정적으로 답하기 전에 향후 계획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세입자가 갱신청구권을 쓴 뒤 집이 팔렸다면?

이번에는 집주인이 바뀌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임대차계약 만료일이 2027년 2월 28일이라고 해보겠습니다.

세입자가 2026년 9월 기존 집주인에게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서 2년 더 살겠습니다.”

라고 통보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집이 팔렸습니다.

새로 집을 산 매수인은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들어가 살기 위해 집을 매수했습니다.

그리고 아직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법정기간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세입자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미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했는데요?”

반면 새 집주인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집에 직접 들어가 살려고 샀는데요?”

바로 이런 문제가 대법원 2021다266631 판결에서 다뤄졌습니다.

대법원은 임차인이 이미 계약갱신을 요구했더라도 새로운 집주인이 소유권을 취득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고 아직 법에서 정한 갱신거절 기간 안에 있다면 자신의 실제 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6. 실거주 목적으로 세입자 있는 집을 산다면 꼭 확인할 것

여기서 매수인이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단순히 매매계약서를 작성했다고 바로 새로운 임대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을 직접 들어가 살 목적으로 매수한다면 최소한 다음 세 가지는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현재 임대차계약 만료일
  2. 매수인의 소유권 취득 시점
  3. 그 시점에도 실거주 갱신거절이 가능한 법정기간이 남아 있는지

특히 계약 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주택이라면 매매계약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소유권 이전 시점과 임대차 만료일을 함께 계산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7. 실거주한다고 하면 무조건 인정될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분쟁이 발생하면 단순히 “제가 들어가 살 겁니다”라는 말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거주 의사가 있었는지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3년 12월 7일 선고 2022다279795 판결에서는 임대인의 실거주 의사가 진짜인지 판단할 때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현재 주거상황, 실거주가 필요하게 된 이유, 직장이나 학교와의 관계, 이사 준비 상황, 갱신거절 전후의 행동 등이 판단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거주할 계획이라면 전화로만 이야기하기보다는 문자나 내용증명 등으로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8. 실거주로 내보낸 뒤 다시 세를 놓으면?

이 부분도 주의해야 합니다.

실제로 들어가 살 생각이 없으면서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하고 세입자를 내보낸 뒤 다시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는 방식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되었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제3자에게 다시 임대한 경우 기존 임차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9. 계약갱신청구권과 실거주 Q&A

Q. 세입자가 먼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 실거주로 거절할 수 없나요?

아닙니다. 세입자가 먼저 갱신청구권을 사용했더라도 법에서 정한 기간 안이라면 집주인은 본인이나 직계존속·직계비속의 실제 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Q. 실거주 갱신거절은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계약갱신과 관련해 중요한 기간은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입니다. 따라서 늦어도 계약 만료 2개월 전까지는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부모님이나 자녀가 들어가 살아도 가능한가요?

가능합니다. 임대인 본인뿐 아니라 직계존속·직계비속의 실제 거주도 갱신거절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형제·자매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Q. 집주인이 이미 갱신을 받아줬다면요?

이 경우는 주의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별도의 갱신계약까지 체결했다면 이미 갱신에 관한 합의가 성립했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으므로 이후 실거주를 이유로 당연히 번복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Q. 세입자가 갱신청구권을 쓴 뒤 집을 사서 제가 들어가 살아도 되나요?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매수인이 소유권을 취득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고, 그때도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법정기간이 남아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Q. 실거주로 갱신을 거절하면 이사비를 줘야 하나요?

정상적인 계약 만료에 맞춰 적법하게 갱신을 거절하는 경우 법에서 정한 이사비 지급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데 조기 퇴거를 요청한다면 이사비 등은 당사자 사이에서 협의할 수 있습니다.

Q. 실거주라고 말만 하면 되나요?

분쟁이 생기면 실제 거주 의사가 있었는지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거주가 필요한 이유와 관련 자료를 준비하고 갱신거절 의사도 문자나 내용증명 등으로 남겨